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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탈리아는 왜 코로나 감염에 취약한가?

by K교수 2020. 3. 19.

 

 

학생: 교수님 이탈리아가 금일 확인해 보니 확진자가 35000명에 사망자가 거의 3천 명이예요. 사망률 8% 넘는다고 해요.

우리나라가 먼저 감염이 시작되었는데 왜 이렇게 이탈리아는 확진자도 많고 사망자도 많을까요?

K교수: 네 저도 뉴스를 봐서 그 심각성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사실 이탈리아에서 감염이 시작되어서 그렇지 아마 유럽 전체의 문제가 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비단 이탈리아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학생: 그래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 문제라고요? 확실히 유럽의 확진자를 찾아보니 스페인도 15000명에 가깝고 독일이 12000명 프랑스도 9000명 스위스도 3000명이 넘었네요.

K교수: 아마 유럽은 실질적으로 국경 없이 하나의 큰 국가처럼 움직이기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감염은 가까운 나라부터 시작하여 전체적으로 퍼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학생: 그런데 왜 이탈리아는 감염자가 그렇게 많고 사망자도 많나요? 또 왜 유럽은 급속도로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이지요?

K교수: 우선 이탈리아는 중국 관광객이 한해 6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중국인이 방문합니다. 물론 중국인 말고도 워낙 세계적인 관광지다 보니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방문하는 곳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탈리아의 경제 상황을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역사적으로 로마 문화가 꽃을 피운 곳이고 르네상스가 발현된 곳이며 유럽에서도 문화 경제의 중심지였습니다. 비록 근대 이후 영국과 프랑에서 뒤처지게 되었지만 2차 세계 대전 이후 경제적 고성장을 하였고 우리가 잘 알다시피 G7 국가입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서면서 소련이 붕괴되고 많은 동유럽 국가들이 공산권에서 벗어나게 되자 수많은 이탈리아 공장들이 동유럽으로 옮겼지요. 이후 당연히 이탈리아 국내에는 저성장과 만성적인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특성상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및 가족 중심 기업이 많다 보니 세계 경제 불황과 세계적인 다국적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점점 처지게 되었지요.

학생: 아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그럼 단순히 중국 관광객이 많이 와서 그런 건가요?

K교수: 단순 관광객 문제만은 아니고요. 앞서 이탈리아 경제에 대해 간략이 얘기했는데, 이탈리아의 이런 만성적인 경제적 문제를 해결책을 찾던 중 이탈리아에 손을 내민 나라가 있으니 이 나라가 바로 중국입니다. 이 역시 일대일로라는 중국의 국가정책에 의해 시작된 것이에요. 일대일로'(一带一路)는 직역하면 하나의 띠, 하나의 길 이란 뜻으로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인프라, 무역, 금융, 문화 교류의 경제벨트로 추진 기간이 무려 150년이나 되는 중국의 궁극적인 국가사업 정책입니다. 당장 돈이 급한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EU 및 미국은 반대를 했지만 이를 받아들입니다. 사실 이탈리아와 일대일로 협정을 맺기 전에도 피델리라는 이탈리아 명품 타이어 회사 및 페라가모를 비롯한 이탈리아 패션 기업도 중국 자본이 상당히 인수를 한 상태였습니다.

학생: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부실하면 튼튼한 기업이 인수하고 합병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리고 해외 자본이 투자되는 게 꼭 나쁜 거는 아니잖아요.

K교수: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일반적인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아닙니다. 모든 기업이 사실상 중국의 공기업이라고 볼 수 있지요. 결국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업이 국가에서 엄청난 혜택을 가지고 하는 행위들은 정상적인 기업의 행태가 아닙니다. 그리고 일대일로도 사실 제국주의 시절의 비슷한 방법을 이용하는데 중국 자본이 투입되면 그에 따른 인프라를 중국 기업이 시행을 하고 결국 돈은 중국이란 국가가 중국 공기업에 주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결국 돈은 중국 기업이 가져가고 그 나라는 중국의 채권을 빚진 그런 나라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 식으로 인프라를 장악을 하면 결국 중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될 수밖에 없으며 더 나가 중국의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 아래 두게 하는 무서운 것이지요.

학생: 중국의 패권주의는 정말 무서운 것이군요.

K교수: 너무 경제적인 이야기에 조금 빠져들긴 했네요. 우선 관광객을 떠나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중국인은 엄청나게 있습니다. 당연히 그중에는 춘절 이후 우한을 다녀온 사람도 있고 이 사람들이 처음 감염자 1호 2호가 되었지요.

학생: 우선 이탈리아에는 중국인이 많고 중국과 접촉이 많으니 감염자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얘기군요.

그럼 다른 원인은 뭐가 있을까요?

K교수: 다른 원인은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문화 기후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우선 관광국이고 날씨도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로 일 년 내내 춥지 않고 온화합니다.

국민성 자체가 개방적이면서 감정 표현을 잘하고 축제도 많으면서 사교적이며 낙천적입니다. 우선 마스크를 크게 잘 쓰지도 않고 문화 자체가 마스크를 쓰는 것은 정말 심한 병자이거나 범법자나 쓰는 것으로 알고 있지요. 위험에 대한 인식도 많이 떨어지고요.

이탈리아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이탈리아는 미세먼지나 이런 것도 잘 없다 보니 평소 마스크를 생산하는 공장도 별로 없지요. 마스크 생산도 잘 안 하고 마스크를 써야겠다는 인식도 훨씬 적고, 그리고 조금 기독교 국가다운 운명론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학생: 아 저도 이탈리아 여행 가봤는데 날씨도 너무 좋고 햇살도 좋고 그렇더라고요. 중국인과의 접촉 그리고 기후 문화적 차이 때문이라는 말씀인가요? 다른 원인은 없나요?

K교수: 우선 감염의 출발점과 기본적인 환경이 그런 것이고 다른 원인이 또 있지요.

이탈리아는 일본 다음가는 고령 국가입니다.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EU 대부분 국가가 고령 국가이고요. 당연 고령자가 많으니 사망자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 그런데 교수님 고령인구가 많으면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긴 할 것 같은데 단순히 고령인 구로 만 따지만 우리나라도 고령 국가이고 일본은 세계 최고의 고령 국가인데 이탈리아와 비교해서는 월등히 사망률이 낮잖아요. 그건 다른 큰 원인이나 차이점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K교수: 맞습니다. 일본 및 우리나라 역시 세계적인 고령 국가이지요. 마지막으로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인 의료 시스템의 차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및 유럽의 대다수 국가는 사회주의 의료시스템입니다. 이탈리아만 해도 공공의료의 비중이 70% 이상입니다. 대다수 의사는 공무원이지이요. EU 내에서 상대적으로 대우가 좋은 곳으로 의사들이 많이 빠져나가거나 해외로 의사들이 많이 빠져나가는 상태이며 그 숫자는 매해 1천 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 공백을 메꾸는 것이 제3세계에서 온 인도나 아프리카계 의사들이 와서 채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유럽이나 이탈리아가 의료 수준이 후진국처럼 낮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만, 사실 이런 위기 상황이 아닌 경우에 사회주의적 시스템은 어느 정도 유지며 비용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일 수 있지만 이런 비상사태에서는 취약하기 마련입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주의 의료시스템에서 열이 나면 주치의는 그냥 집에서 쉬라고 권하거나 심한 열이 있으면 해열제 처방이 전부입니다. 한국처럼 마음대로 아프다고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에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한국이 저수가 체재이지만 박리다매 형식으로 많은 환자를 보면 병원에 수익을 가져오는 시스템이기에 빨리빨리 많은 검사와 많은 환자를 볼 수 있게 시스템 및 의료진이 맞춰줘 있습니다. 그리도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교해 의사 및 의료진의 인기가 높아 좋은 인재들이 많이 몰려 잇기도 하고요. 진단 키트 숫자를 떠나서 우리나라처럼 현재 검사자가 30만 명을 넘게 했는데 이렇게 혹사시키면서 빠른 검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는 나라는 거의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학생: 첫 감염원은 중국과의 밀접한 접촉 그리고 문화적 기후적 환경 및 고령인구

제일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의료시스템 차이라는 것이군요.

K교수: 이탈리아가 출발점이지 아마 유럽 다른 국가들도 이탈리아와 같은 의료시스템이어서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입니다. 다만 이탈리아보다 재정적 여유가 조금 더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조금 낫겠지만 그래도 이탈리아만큼은 아니라도 결국 많은 감염자와 높은 사망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봅니다.

학생: 와 그럼 역시 우리나라가 최고인가요? 좋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겠네요.

K교수: 좋은 나라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앞선 사신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및 선배들이 잘 이끌어 왔고 쌓아 온 것이지요, 비록 우리나라 역시 중국과의 밀접한 접촉으로 인해 감염자가 많이 생겼지만 국가적 역량이 상당히 축적되어 있었기에 이 정도에서 버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걸 마치 현 정부의 엄청난 치적처럼 말하는 것은 좀 이율배반적인 것 같습니다.

학생: 교수님 그래도 요즘 같은 때에 그나마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K교수: 세상에 공짜란 없습니다. 우리가 평소 전쟁이 없을 때는 국방에 소요되는 많은 재원들이 쓸모없는 낭비 같지만 전쟁을 대비하기위해 꼭 필요하듯이, 우수한 인재들이 의료 분야에 참여를 하는 것이 국가적 낭비가 아니란 것이 증명되었지요. 전세계적인 판데믹 상태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과 비교를 해도 선방을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은 그동안 이런 국가적 역량이 축적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였지요. 하지만 이 역시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좋은 시스템을 잘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지금 현역에 뛰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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