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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천하에 몹쓸 신천지, 천벌을 받을 거야.

by K교수 2020. 3. 11.

 

 

 

 

 

학생: 교수님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코로나 사태의 원흉은 신천지 때문인 것 같아요. 알고 보니 신천지는 이상한 교주 밑에서 여러 사회적 내부적 문제를 일으켰구요. 그리고 이제는 막 감염을 퍼트리고 말이죠. 신천지는 일부러 우리나라 망하게 하고 혼란을 일으키려고 병을 퍼 트리는 거 같아요.

K교수: 그래요? 신천지가 이번 코로나 사태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 거군요.

학생: 당연하죠. 신천지 교주가 신도들 재산을 갈취하고 여자 신도들 성폭행에 여러 문제가 많았다고 해요. 분명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음모를 가지고 계획한 게 분명해요.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감염을 일으킬 수 없다니깐요.그나마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시장, 이재명 도지사가 신천지 교인들 명단 압수하고 샅샅이 뒤져 검사한 건 너무 잘한 거 같아요. 그렇죠? 교수님

K교수: 신천지에 대해 저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여러 매체는 보도를 보니 분명 문제가 많은 곳 같아요.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아요? 이런 문제가 많았던 신천지가 왜 수십 년간 교세를 확장하면서 지금까지 폐쇄되지 않은 이유를 말이죠...

학생: 글쎄요? 진짜 왜 이런 사이비가 왜 정부에서 폐쇄시키지 않는 것이지요? 이거 정부에서 전부 경찰 불러다가 잡아들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K교수: 하하 신천지가 수십 년간 존재해온 이유는 우리 대한민국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헌법 20조에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되어 있어요. 비록 나와 생각이 다르고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었도 억압하거나 차별할 수는 없습니다.

학생: 교수님 그래도 선천지는 너무 나빠요. 전부다 감옥에 가두거나 신천지만 따로 모아서 격리시켜야 해요.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니깐 강력한 공권력을 통해서 확실하게 통제를 해야 한다고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요.

K교수: 음 그건 좀 위험한 생각 같군요. 인간은 공포스러운 상황에 빠지거나 내부 불만이 가득 찰 땐 항상 그 공포와 분노를 풀 대상을 찾았죠. 중세에 마녀사냥이 그랬구요. 일제시대 관동대지진 때 일본 내부의 불만과 공포가 죄 없는 조선인 학살을 가져왔죠. 히틀러 때 유대인 홀로코스트도 알고 보면 경제 공황에 유럽 전역에 퍼져있는 유대인 혐오를 이용한 것이지요.

학생: 그래요? 음 마녀사냥은 나쁜거죠.. 그런데 정부에서도 막 신천지로 인해서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연일 tv 방송에도 신천지의 음모에 대해 말하고 있다구요.

 

중세시대 마녀사냥

 

K교수: 우선 환자는 인종 종교 성별을 가리지 않고 재산이 많거나 적거나 범죄자인거나 이런 걸 따지는 게 아니에요.

아픈 사람은 아픈 사람인 것이고 누구나 정당하게 치료받은 권리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치료에 대해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 역시 있습니다. 코로나는 사실 특수한 상황이다 보니 동선이 노출되고 있죠. 하지만 사실 이것도 얼마나 감염예방에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고요. 불필요하게 개인의 권리가 침해받을 소지가 다분히 있긴 합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취향이 독특해서 신천지 교인이라 특별히 좋아하고 다른 교인이라고 안 좋아하고 무교인이라고 싫어하고 가리지는 않겠지요?

아마 신천지 교인 중에 누군가가 감염자와 접촉을 했을 것이고 예배 시에 많은 숫자가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 있으니 신천지가 아니라도 다른 어떤 종교 행사에서도 충분히 일어 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신천지 교인 중에 코로나에 감염이 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신천지 교인이라고 색안경을 낄 것이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인 것입니다.

학생: 교수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너무 흥분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자꾸 정부와 언론에서는 자꾸 신천지를 비판하는 것인가요?

K교수: 한번 잘 생각해 보세요. 분명 마녀사냥 같은 효과를 내겠지요? 방역은 사실상 실패된 상황이고 감염자가 7000명이 넘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책임 소재에 대해 기존 메이저 교단도 아닌, 이단 취급을 받는 신천지는 좋은 먹잇감이 되었을 겁니다.

장로교회라든지 조계종에서 이런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면 신천지처럼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휩쓸려서 마냥 신천지에 모든 화살을 돌린다면 그건 일제시대 관동 대지진 때 조선인에게 타깃을 돌려 학살을 자행했던 자경단이 되는 것과 다를게 뭐가 있을까요? 당장 총칼 만 안 들었다 뿐이지 그 이상 날카로운 혀 놀림과 시선, 그리고 악플로 그들에게 또 다른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겁니다.

최근 며칠째 신천지 교인이 투신자살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정확한 원인과 상황이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이런 사회 분위기가 한몫을 했으리라 봅니다.

학생: 그런 일이 있었나요? 전 전혀 몰랐어요 ㅜ.ㅜ

K교수: 최근 들어 페미니스트의 목소리가 커지고 과거 수십 년 지난 일에 대한 미투 운동이 있었죠.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과 서울 한복판에서 퀴어 퍼레이드를 보면서, 물론 개인적으로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온다는 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다양성이 인정되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보았습니다.

병에 걸리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도 신천지 교인도 백 살의 노인도 누구도 병에 대해 두려워하고 걸리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성별 나이 사는 곳 성향은 모두 달라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명입니다.

그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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