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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의 정부와 타협에 대해서..

by K교수 2020. 9. 5.

우리에겐 아픈 역사 중에 하나인 러일전쟁하면

우리는 단순히 러시아를 상대로 일본이 이긴 전쟁으로만 기억한다.

사실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열강은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러시아와 일본은 체급 차이가 나는 상대로 러시아는 열강 중에 가장 강력한 나라 중에 하나였고

일본은 그저 그런 아시아에 있는 조금은 근대화된 유색인종의 국가였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일본이 승리했고 이것은 당시로서는 엄청난 큰 사건이었다.

러시아라는 거대한 백인 서양 국가를 이긴 엄청난 사건임에도

정작 일본 내부에서는 엄청난 불만이 많았다.

일본 입장에서 모든 국력을 다 쏟아부어 겨우 승리를 잡은 것인데

내부사정은 그렇지 못했다.

만약 전쟁이 더 이어진다면 러시아의 물량과 저력에 결국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고

러시아 역시 내부 사정으로 더 이상 전쟁을 지속하기엔 부담이 되었다.

알다시피 러일 양국은 결국 포츠머스 회담에서 협상을 체결한다.

하지만 과거 청일 전쟁과 달리 일본은 러시아로부터 단 한 푼의 배상금도 받지 못한다.

수많은 젊은이들의 피로 이룬 승리였지만 배상금 한푼 받지 못한 체

단순히 조선에 대한 우월한 지위를 승인해 주는 것에 그치고 만다.

일본 내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넘쳐났고 조약을 파기하고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었다.

화가 난 시민들은 폭동을 일으키고 고관의 관저에 방화를 저지르기도 했다.

폭동은 계엄령을 통해 진압되었으나 결국 가쓰라 타로 내각이 총사퇴를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번 전공의 파업과 투쟁의 결과가 많이 아쉽다.

화도 나고 울분이 찬다.

하지만 이번 투쟁은 완전한 승리는 아니지만 패배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분명한 우리들의 승리라고 본다.

그것도 한 번도 물러서지 않는 180석의 거대 여당을 바탕에 둔 정부를 상대로 승리를 한 것이다.

이정부가 어떤 정부인가?

어느 직능단체도 이정부 앞에 모두 힘없이 무너졌으며 하물며 수천만 신자를 가진 종교도

이 정부 앞에서는 신자 숫자가 무색하게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물론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킨 승리는 아니지만 충분한 명분을 가져온 분명한 승리이다.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이 주축이 되어 행동에 나서고 스승과 선배들이 보호하고 힘을 보태 이루어낸

어떻게 보면 의사로서는 처음 얻는 값진 승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의 힘의 원천은 환자이다.

환자가 있기에 의사가 존재하는 것이다.

의사가 있어서 환자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파업이 지속되면 분명히 선의의 환자들이나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일방적으로 의사는 희생해야 하고 봉사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제일 일 순위는 환자가 되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 힘의 근원이고 우리의 명분이다.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이번 투쟁을 통해

젊은 의사들이 주축이 되고 선배들이 서포트 해주는 우리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너무 멋있었다. 솔직히..

이제는 다시 환자에게 돌아가고 우리는 진정한 의권쟁취를 위해 고민할 때이다.

여러분은 의료계에서 리더들이다.

다른 의료진, 직원보다 더 잘나서가 아니고

환자를 보는데 직접 진료를 보고 처방을 내는 주체가 의사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

진정한 의권쟁취를 위해서는 수가 정상화 및 간호 수가 신설 등이 필요하고

권력자들을 위한 공공의 대가 아니라 진정한 공공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감시해야 한다.

현재 무조건적인 희생만 강요당하는

간호사, 기사, 직원들 위해 대변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억눌려 왔던 것이 한꺼번에 분출되어 화도 나고 눈물도 나고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투쟁을 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조금 더 힘을 길러야 하고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할 줄도 알아야한다.

나는 그대들이 너무 너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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